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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극단의 눈사람
김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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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밤 초극단에 내린 눈, 초극단에 선 두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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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만약에, 네가 내 찬 손의 체온을 좋아한다면, 우리는 같은 공기로 숨 쉬는 것이다. 우리가 손잡고 초극단을 걷는다면, 내가 들이쉰 숨을 네가 내뱉는 것이다. 네가 들이쉰 숨을 내가 내뱉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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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몸처럼 손잡고 있으면 숨은, 두사람의 온몸 구석구석을 다 돌고 돈다. 두사람이 동시에 한 몸 안으로 들이쉬는 숨이, 두배로 많고 두배로 빨라 같이 있으면 두사람은 숨차고 숨 막히는 것이다. 이렇게 같이 손잡고 있다가는 불현듯 당장 죽을 것도 같은 생각이 들어 다급히 서로의 거친 숨을 몸 안에서 빼내주려, 벼락처럼 키스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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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밤 눈 내린 초극단에 서 있는 눈사람.

         찬 손 잡고 막 걷기 시작한 두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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