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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속도
최지인

행복은 어떻게 나눌 수 있을까 디저트 접시에 놓인 케이크처럼

걱정은 뗄 수 없고, 근데 우리 매여 살진 말자 잘될 거란 말과 걱정 말라는 말

사이

있으나 마나 한 것이 많다


우리 언제 마지막으로 봤지

반말을 했던가

너는 “언제 한번 놀러 와” 하고 환히 웃었고

너를 생각하면

의자와 서랍장을 싣고 서울에서 철산까지 차를 몰고 온 일이 제일 먼저 생각나 그것들은 답십리로 이사해서도 썼고 파주로 오면서 버렸어 여름에 받은 네 편지는 겨울이 돼서야 다 읽었어


그날 밤

우리는 서로를 털어놓았고

거리에서 밤을 지새웠다

「모든 것에 평화를」이라는 시를 들은 것도

그 밤이 처음이었다


미안한데 나는 자동응답기가 아냐

우리는 언젠가 헤어지게 될 거라고


어떨 때 너는 친밀감을 느껴?

그립다는 말에는 오해의 소지가 있고

그냥 생각난다

종종 생각난다

술 좀 줄여 제발


어제는 구급차를 불러야 할까 고민했었어 도무지 일어설 수가 없어서 점심때 짬뽕을 먹었는데 그게 문제였던 거 같아

빌어먹을

그래도 힘은 내야 하지


신은 왜 인간에게 영생을 주려 할까

가장 끔찍한 선물을


스테이지

스테이지

끝없이 이어지는


정신 차려

서로의 뺨을 때리며


삐삐삐삐

삐—

경보음 울리는데 네가

괜찮다고 뒤에서

손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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