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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현

이제 나한테서 멀리 떨어져


종이컵 전화기 1이 종이컵 전화기 2 쪽으로 말했어


종이컵 전화기 2가 열 걸음 떨어지자

전화기 사이 힘없이 헝클어지고 꼬여 있던 실이

수평선처럼 팽팽해졌어


여보세요? 나는 너의 ?에 대고 전화를 걸었어

그때 미안했어, 하고 싶었던 말을

이제야 하네 다시 친하게 지내면 안 될까 우리?

내 ?에 대고 네가 말했어

미안하긴 나도 미안해 우리 다시 친구 하자


물 대신 말을 담으려고

옆으로 기울어져 있던 종이컵 둘이 다시 만났어

눈사람 모양으로 붙어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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