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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백화점
주민현

옛날 사람들은 무릎에서 이야기를 꺼냈대. 그래서 무릎을 베고 누워 이야기를 나누고 또 나누었다네.

책방에서 만나 친구가 된 우리는 가까이 무릎을 맞대고 앉아 이야기를 펼치네.

여행자의 눈으로 보면 작은 섬도 아름다워 보일 텐데. 지구도 멀리서 보면 신의 눈구멍 같겠지.

신 중에는 가난한 신과 한량인 신과 부자에다 넉넉한 미소를 띤 신도 있겠지.

그렇다면 우리가 원하는 소박한 집과 정원, 가고 싶은 학교를 위한 신들도 있을까.

우리에게는 용서하거나 용납할 수 없는 사람에 관한 이야기가 하나 이상 있고 분노나 슬픔에 사로잡히기도 하네.

너무 격렬한 이야기는 이야기로서 부적격해, 그러나 실패한 이야기는 실패를 위한 이야기로서 가치가 있지.

눈물은 모난 세상을 일그러뜨리며 오랫동안 반짝이는 장면을 보여주지.

슬픔이란 아이러니한 장르야. 책방에 불을 켠 우리는 슬픔을 촛농과 웃음으로 녹이기를 반복하지.

책방에는 아직 펼쳐지지 않은 책과 이야기가 많고

화장품 실험 부작용으로 내내 눈물 흘리는 실험견 이야기를 하다가

세상엔 너무 진지해 늘 농담에 실패하는 신도 있고 어떤 신은

계속 내기에서 지기만 하겠지, 어떤 개들에겐 신조차 없겠지. 우리는 모포를 신처럼 두르고

가난한 천사들은 신발이 없어 계속 날아다닌대. 우리는 몇개의 작은 신발을 창가에 나란히 두었네.

그건 어둠 속에서 작고 웅크린 개처럼 보여 우리를 슬프게 만들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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