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전체보기

알라딘

오늘의시 테마별시 알림
곡우
고영민

날이 흐리다, 흐리고 비가 왔다

그사이 누가 다녀가셨나

흰꽃은 피었다 졌네


마당엔 발자국

얼마나 주춤거리다가

대문을 들어섰는가, 그대는


널어놓은 검은 빨래를 누가 걷어놓았을까

나 없이 볍씨를 담그고,

뜬 벼를 걷어내고

잠깐 시간이 남아

말없이 마루를 한번 더 훔치고

돌아갔는가

지싯지싯 매운 내가 오르는

눅눅한 아궁이에

환한 등걸 하나를 지펴

깊숙이 질러놓고 곰곰,

구들을 밟아 떠났는가

이 저녁 나는

허공을 보고 이야기하네



세상의 모든 시詩
당신을 위한 시 한편
날마다 시요일
<시요일> 앱에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