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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계
백상웅

여기서 한 발자국만 내디디면 경계를 넘는다.

주소를 바꿔 도를 넘는 거다.


여기에 정류장이 하나 있어서, 여기에 쭈그려 앉은 사람들이 띄엄띄엄 있어서

색이 다른 두 버스는 마주 보고 유턴을 한다.


방언은 여기에서 태어나고 여기에서 죽는다.

혀는 언덕을 오르고 커브를 돌고 터널을 통과하다가, 버스를 갈아타고 소읍과 소읍을 전전하다가

여기, 지명조차 도계인 도계로 돌아온다.


그간 혀가 상속한 단어는 수천 단어, 수만 음절이랄까.

사랑에 속한 소리, 고독에 속한 소리.

약간의 아부와 약간의 투쟁.

미치거나 침묵하거나.


때때로 도를 넘는다.

여기에서 태어나고 여기에서 죽는다.

방언처럼 꽃잎이 흩어지고 빗물이 흘러가고 낙엽이 굴러가고 눈발이 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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