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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소나기
남호섭

저 멀리서 올 때는

바람에 마른 잎 구르는 소리 같았다.


옆집 마당에 왔을 때는

급하게 달리는 수십 마리

말 발굽 소리 같았다.


우리 집 마당에 닥쳐서는

하늘까지 컴컴해지고,

하늘이 마른땅에 대고

큰북을 치는 소리가 들렸다.


빨래 걷을 틈도 주지 않고

금세 또 옆집으로 옮겨 가더니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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