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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시 테마별시 알림
노랑에서 빨강
신용목

나는 생각 앞에서 멈추고 잠을 통해 지나갔습니다.


비 앞에선 뛰었지요.

그러나


아무리 살펴도 건너편이 보이지 않아서, 오늘을 건너갈 수가 없습니다.

이런 방황에 대해서도 살았다고 쳐주는 겁니까?


다시 살지 않아도 되는 겁니까?


오늘은 내가 죽으면, 누군가 해야 할 일을 남기지 않기위해 머리를 감을까 합니다.

아,

이 방은 내놔야겠지.

몇권 책은 마두도서관에 기증하고 일기와 편지를 태우고 인사를 해야지. 안녕히,

다음엔 뭐가 남나?

오늘이기를 멈추지 못하는 오늘에게 자연사라는 말은 참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날개 없이 날아가는 것들에게만 가능한

같습니다.

마음처럼?

이를테면,

사랑과 슬픔과 분노.


그것이 중력이라면,


도대체 내가 던진 돌은 언제 땅에 떨어진단 말입니까?

저 달은 언제 땅에 떨어진단 말입니까?

누가


저 큰 돌을 던졌습니까?

돌이

어딘지 모를 오늘을 날아가다 그만, 사랑이 무엇인지 잊어버리고

슬픔이 무엇인지 분노가 무엇인지

잊어버리고


비가 되어 떨어지는 거라면,

비를 맞고


아플 때, 비로소 알게 됩니다. 내 속에도 신이 있구나.


나는, 잠겨 있구나.


죽음은 우리 몸의 홍수가 오늘을 데리고 문 너머로 사라지는 일일 테니까.


창 너머엔 오래전 내가 던진 돌멩이에 아직도 깨지고 있는 밤하늘이 있습니다.

눈을 감고,

어느날 나는 보았습니다. 바다를 헤엄치는 수많은 눈사람들을. 어느날 나는 보았습니다. 그들이 강물에 새겨놓은 투명한 발자국들을. 구름의 평온과 거름의 해방처럼 새들의 안식과 지렁이의 자유처럼, 언젠가 오늘을 건너갈 수 있다면,


나는 생각 속에 몰래 머리를 숨겨놓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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