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에는 스무숲길이 있고 양구에는 청춘로가 있네
시안에는 리산이 있지 매일 너를 생각하네
조금 더 많이 끊임없이 너를 생각하네
그 이유는 찢어버렸네
나무들이 한쪽 방향을 가리키며 흐느끼네
세상의 선량한 애인들은 기척이 없었네
너도 죄가 많아
얼마나 많은 짐승들이
네 가슴에 쓰러져
눈물을 뿌리며 울다 가는지
네 슬픔의 얼굴은 본 적 없으니
스스로의 슬픔으로는 울 줄 모르고
눈밭에 뿌려진 싸이나 취한 새들이
겨울 숲으로 툭 툭 떨어지네
바람이 많이 부는 밤이면
검은목두루미를 타고 찾아와
폐허 속을 걸어다니는
죽은 자들의 발소리
우리 같은 근심으로 물드는
큰비 오고 눈보라 치는 밤들도 많았지만
불러야 할 서로의 이름은 끝내 알지 못했네
자정은 가깝고 평화는 멀었네
* 황허강 건너 산시성 시안에는 리산이라는 이름의 산이 있다, 『 』 안의 시안도 있었다, 다 지난 일이다, 사라진 왕조의 마지막 무녀처럼 먼 곳을 바라본다, 다 지난 일이다